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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다 캐서린 인터뷰]솔직히 말하면, 한국사람 솔직하지 않더라
+   [이야기]   |  2009/04/04 11:59  

...

그러나 착시 효과는 외모만이 아니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신변잡기를 떠들던 ‘미수다’ 속 캐서린은 없었다. 그는 시청률에 목매 여성들의 섹시함만 강조하는 방송을 인터뷰 내내 비판했다. 또 내적인 만족보다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중시하는 한국 사람들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돈만 벌고 떠나면 그만이 아니라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비판을 한다는 캐서린과의 인터뷰는 ‘미녀의 수다’가 아니라 ‘미녀의 경고’에 가까웠다.

...

­편집을 많이 하나요?

“솔직히 말할게요. 미수다 녹화를 대여섯 시간을 합니다. 그런데 편집을 하면 우리가 한 중요한 말은 다 빠집니다. 제가 미수다를 1년 반 출연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잘하고 싶었죠. 그런데 가보니까 피디나 작가들이 원하는 게 있습니다. 제작진은 ‘네가 성공하려면 이렇게 말해’라고 요구합니다. 원하는 이야기 아니면 편집에서 빼죠.”

­아무래도 방송을 하려면 편집은 불가피하지 않을까요?

“시청률 때문이죠. 한국 텔레비전은 시청률에 너무 민감합니다. 외국에서도 시청률 조사하지만 그냥 참고만 합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여성은 섹시해야 하고, 연애 이야기나 야한 이야기를 끌어내려 하는 거죠. 우리도 싫어해요. 미수다 출연자들 대부분 학생이거나 선생이에요. 다들 순진합니다. 코미디언이나 배우가 아니거든요. 그런 사람에게 압력을 주는 것은 물에 놀던 물고기를 사막에 데려다 놓는 것과 비슷한 거겠죠. 방송이라면 공익적인 잣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국 <비비시>(BBC)처럼 그런 기준이 명확해야죠.”

­그럼 미수다에서 말한 것처럼 막창을 좋아하시는 것도 아니에요?

“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2003년 한국 왔을 때 먹었지 지금은 잘 안 먹어요. 막창이라는 말을 제작진이 좋아해서 자꾸 하는 것뿐이죠.”

­어떻게 다르죠?

“한국 사람들 일본 사람 비판할 때 ‘겉 다르고 속 다르다’고 하죠. ‘웃으면서 칼로 찌른다’ 이런 말도 하는데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 비판할 때도 똑같은 말을 해요. 그래서 1년도 안 돼 한국 떠나는 외국인이 많아요. 외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접근할 때 느끼는 벽이 있는데 홈스테이를 하면 그 벽을 넘어설 수 있죠. 집 안에서 얼굴 부대끼고 살면 한국 사람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어요. 밖에서 살면 그 벽을 넘기 어렵죠.”

­그런 걸 보면 답답하겠어요?

“한국 친구들 보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맞선 보고 결혼을 한다고 하죠. 또 다 쌍꺼풀 수술을 해요. 저는 무조건 말려요. 나중에 쌍꺼풀이 없는 게 유행하면 다시 수술할 건가요? 부자 나라지만 텅 비어 있는 삶이죠. 자기가 행복해야지 왜 남들의 눈치 보고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사는지 이해가 안 돼요. 로봇처럼 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매일 술 먹고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하죠. 슬퍼요. 정말.”

­한국 청소년들은 어떤가요?

“애들을 과외하면서 느낀 건데, 아버지가 없어요. 집안에서 아버지가 갖는 교육적 위치는 커요. 허용과 금지의 기준이 뭔지, 어른들과 애정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한국 아이들에겐 아버지가 없어요. 밤에도 회사에 있죠. 그래서 아이들이 콤플렉스가 생기는 거예요. 자기가 가진 걸 못 보고 계속 밖에서 욕망을 갈구하죠. 그걸 물건과 음식으로 풀고, 집에 안 가고 거리에서 배회해요. 비만과 범죄가 늘죠. 가족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는 거죠.

­서양은 그렇지 않습니까?

“서양도 1950년대까지는 일만 했어요. 남자들이 집에 안 가고, 술 마시고, 이혼율 높아지고, 결국 가정의 해체가 왔죠. 그래서 반성하고 5시에 칼퇴근을 시킨 거예요. 한국도 회식 같은 거 하면 안 돼요. 하려면 가족들 다 데리고 가야죠. 한국이 서양의 전철을 밟을지 극복하는 방향으로 갈지 갈림길에 서 있는 거죠. 늦기 전에 가정을 지키도록 한국 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방송이 엄청 중요하죠. 엄청난 영향력이 있으니까요.”

­한국을 비판하는 말이 보도되면 악플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서양인이니까 악플이 덜 한 편이죠. 일본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아마 난리가 날 거예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은동령씨가 미수다에서 ‘단오는 원래 중국에서 온 축제다’라고 말했다가 정말 끔찍한 악플에 시달렸어요. 일본 사람의 말 한마디에도 그렇죠. 은동령씨는 멜라민 파동 때 택시기사에게 ‘중국 사람들은 바퀴벌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서양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왜 같은 동양인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은 좀더 개방적이어야 합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원문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newspickup_section/347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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